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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나쁘지 않은 아빠

떡두꺼비

by 사용자 bs1 2019.09.17

떡두꺼비 같은 아들이란 말을 난 직접 체험해 버렸다. 지금은 참 잘나 보이는 녀석이 처음 뱃속에서 나왔을 때는 진짜 못생겼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내놓지는 못했다. 이상한 아빠라는 소릴 들을 까 싶어서 였다. 엄마들은 무조건 아이가 예뻐 보인다고 하는 데, 아빠인 나는 그렇지 않았다.

자연분만을 할 수 없어 태어나자마자 바로 안아볼 수 없었다. 영아실 유리창 너머에서 처음으로 만난 녀석은, 물에 부은 두 눈 두덩이, 양 볼도 너무나 부어서 흡사 두꺼비 같았다. 피부는 뻘겋고 머리칼은 거의 없고 그마저도 젖어 보잘 것이 없었다. 너무 부은 얼굴이라, 난 모르겠는데, 사람들은 나를 닮았다고 했다. 어디가 나를 닮았나 싶어 거울로 살펴도 잘 모르겠다. 그래도 다들 닮았다고 하니 왠지 모를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이놈이 영아실 유리창 너머로 겨우 눈을 뜨더니 여러 사람 중에서 나를 쳐다보았다. 참 기막힌 타이밍이었다. 내 아들이구나 싶었다.

엄마들의 모성애는 본능적으로 갖게 된다고 한다. 부성애는 아닌 것 같다. 처음 만난 아이는 낯설었고 아빠로서 행동하다보니 정이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아이를 얻게 됨으로써 저절로 갖게 되는 모성애와 달리, 부단히 노력해야 얻어지는 것이 부성애인 것 같다. 처음에는 떡두꺼비 같이 못 생겨 보이기도 하고, 커 가면서 못나 보이기도 하고, 내 맘 같지 않아 답답하기도 하고, 심지어 저 녀석은 누구인가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빠라는 생각으로 살다보니 어느새 부성애가 생긴 듯 하다.

그런데, 어쩌면 좋은 가. 요즘은 어여쁜 딸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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