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쁘지 않은 아빠 13

나쁜 아빠

어떤 아빠가 ‘나쁜 아빠’ 인가. 보통은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게 되면 나쁜 사람이 된다. 그렇다면 자식에게 해를 끼치면 당연히 나쁜 아빠가 될 터인데. 자식들에게 무엇이 해가 되는 것인가. 우선, 어린 아이들에게는 살아 가기 위한 기본적인 것들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먹고 자고 옷도 입어야 한다. 그리고 교육도 받아야 한다. 또 사랑도 받아야 한다. 이중에서 한가지라도 모자란다면 아이들에게는 해가 될 것이다. 그렇다, 이것들이 부족하지 않게 책임져야 한다. 현실적으로는, 모든 것이 만족스러울 만큼 주어지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옛날 가장의 기준으로 본다면, 먹고 자고 입는 것을 먼저 챙기고. 그리고 나서 교육과 애정을 챙기면 될 터이다. 교육은 학교에, 애정은 엄마에게 떠 넘길 수도 있겠다 싶다..

저녁밥

요즘에는 ‘가족’, ‘가정’이란 말을 쓰지만 예전에는 ‘식구’라는 말을 썼다고 한다. 식구는 함께 밥 먹는 사람이란 뜻이다. 끼니를 챙긴다는 것과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말인 것 같다. 그래서 나도 의식적으로 ‘식구’라는 말을 자주 쓰곤 한다. 왠지 정겨운 느낌이라 더 좋다. 그런데, 밖에서는 사람들과 열심히 무언가 먹었으면서, 정작 식구들과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면서 살아오고 있었다. 특히나 아들 녀석과 밥을 함께 먹는 일이 흔하지 않았다. 바쁘다는 핑계는 늘 있었던 것이지만, 더 노력해서 시간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늘 함계 있었던 것이다. 아들 녀석이 아직은 어려서 나의 출근시간에 맞춰서 아침밥을 먹기는 쉽지 않았다. 나 자신도 보통 아침을 거리거나 간단히 때우기 때문에 아침밥..

수영은 할 줄 알아야지

아빠가 되는 준비라는 것이 따로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무어라도 준비해야 할 것 같았다. 낳기만 하면 알아서 잘 큰다고 하는 무심한 사람들도 많지만, 어렵게 얻은 아이라 그래도 최소한의 준비는 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딱히 좋은 생각이 들지 않고 있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내가 어렸을 때 한 장면이 떠올랐다. 자갈이 언덕처럼 쌓여 있는 곳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었다. 그 때만 해도 좋은 놀이터라는 것이 흔하지 않다 보니, 좀 위험한 곳에서도 곧잘 놀곤 했었다. 아니나 다를 까, 그 자갈 언덕 아래로는 빗물이 고여 얕은 웅덩이가 되어 있었다. 자갈언덕을 올라 아래로 달려 미끄러지듯이 멈추는 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한번은 그 속도에 밀려 멈추질 못하고 그만 그 웅덩이에 빠져 버렸다. 얕은..

떡두꺼비

떡두꺼비 같은 아들이란 말을 난 직접 체험해 버렸다. 지금은 참 잘나 보이는 녀석이 처음 뱃속에서 나왔을 때는 진짜 못생겼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내놓지는 못했다. 이상한 아빠라는 소릴 들을 까 싶어서 였다. 엄마들은 무조건 아이가 예뻐 보인다고 하는 데, 아빠인 나는 그렇지 않았다. 자연분만을 할 수 없어 태어나자마자 바로 안아볼 수 없었다. 영아실 유리창 너머에서 처음으로 만난 녀석은, 물에 부은 두 눈 두덩이, 양 볼도 너무나 부어서 흡사 두꺼비 같았다. 피부는 뻘겋고 머리칼은 거의 없고 그마저도 젖어 보잘 것이 없었다. 너무 부은 얼굴이라, 난 모르겠는데, 사람들은 나를 닮았다고 했다. 어디가 나를 닮았나 싶어 거울로 살펴도 잘 모르겠다. 그래도 다들 닮았다고 하니 왠지 모를 기분이..

거슬러 노젓기

내가 중학교 1학년 때, 담임선생님께서 무슨 일 때문이었는 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나에게 아주 인상 깊은 가르침을 주셨다. 아마도 반 아이들이 공부를 게을리 해서 였던 것 같다. 도덕선생님 이셨던 담임선생님께서는, “살아 가는 것은 배를 타고 노를 저어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과 같다.” 고 하셨다. 설명하자면, 노젓기가 힘들어 좀 쉴라 치면, 배는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강 아래로 떠내려 가게 된다. 그 자리라도 유지하려면 쉬지 말고 계속해서 노를 저어야 한다. 더군다나 강 위로 거슬러 올라가려면, 강물보다 더 힘차게 노를 저어야 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것이 그런 것이란다. 그 때, 나는 선생님께서 아주 기막힌 비유를 하셨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지금 생각해도 이해하기 쉽게 비유를 하셨다..

강아지 키우기

난 동물을 싫어한다. 동물은 TV 다큐멘터리 같은 걸로 보는 것만 좋아한다. 동물원도 다리 아파서 싫어한다. 동물원은 다들 왜 그리 넓은지. 특히나 동물과 같이 산다는 건 가축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집안에서 동물과 같이 사는 건 상상조차 해보지 않았었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 집 강아지와 함께 살고 있다. 그것도 아파트 집안에서. 한 2년 전에, 그러니깐 아들 녀석이 4학년 때에, 우리 집에 강아지 한 마리가 불현듯 들어와 버렸다. 아이가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반려동물이 좋다는 이야기를 그냥 흘려 보낼 수 없었다. 좋다는 건 알겠지만 아파트에 살다 보니 강아지를 키우자는 말에 찬성할 수 없었다. 그래서 한동안 미뤄 두고 있었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동물과 사람 간에도 인연이란 것..

루어낚시

낚시라고 하면 무척이나 싫어하는 여자사람들이 많다. 낚시가 남편들의 도피처로 자주 사용되었기 때문일 거라 생각한다. 아주 이른 새벽에 바다로 나가 버리거나, 저수지 같은 낚시터에서 밤을 세우며 하는 낚시가 주로 그렇다. 하지만 내가 낚시를 하게 된 것은 전혀 다른 이유에서 시작되었다. 한 동안 아내가 건강 때문에 자주 야외로 나가야 했었다. 좋은 자연환경 가까이에서 가볍게 운동도 하고 그래야 했었다. 하지만 나들이를 가서 하루 종일 운동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산책 외에는 마땅히 할 만한 놀이거리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나의 낚시가 시작되었다. 나의 낚시는 이러하다. 언제든지 바로 낚시를 할 수 있어야 했다. 따로 준비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해서는 안되었다. 원래의 나들이 목적이 낚시는 아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