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라고 하면 무척이나 싫어하는 여자사람들이 많다. 낚시가 남편들의 도피처로 자주 사용되었기 때문일 거라 생각한다. 아주 이른 새벽에 바다로 나가 버리거나, 저수지 같은 낚시터에서 밤을 세우며 하는 낚시가 주로 그렇다. 하지만 내가 낚시를 하게 된 것은 전혀 다른 이유에서 시작되었다.

한 동안 아내가 건강 때문에 자주 야외로 나가야 했었다. 좋은 자연환경 가까이에서 가볍게 운동도 하고 그래야 했었다. 하지만 나들이를 가서 하루 종일 운동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산책 외에는 마땅히 할 만한 놀이거리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나의 낚시가 시작되었다.

나의 낚시는 이러하다. 언제든지 바로 낚시를 할 수 있어야 했다. 따로 준비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해서는 안되었다. 원래의 나들이 목적이 낚시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생물 미끼를 준비해야 한다던가, 이것저것 낚시 짐이 많아서도 안되었다. 그리고 꼭 잡을 필요도 없었다. 설령 잡더라도 처리가 곤란해서 그냥 놔줘야 했다. 그래서 나는 루어낚시를 한다.

어떤 영화에서 유명한 남자 배우가 강물에서 긴 낚시줄을 휘두르며 플라이낚시를 하는 유명한 장면이 있다. 그 플라이낚시도 루어낚시의 일종이다. 루어낚시는 생물이 아닌 가짜 미끼를 달아서 낚시를 하는 것을 말하는 데, 그 가짜 미끼를 루어라고 하고, 그 중에서 날곤충 모양을 닮은 가짜 미끼로 하는 낚시를 플라이낚시라고 한다. 그 루어의 종류에 따라서 그 낚시 방법은 조금씩 달라지기도 한다.

루어는 가짜 미끼이다 보니, 미리 준비해도 생물 미끼처럼 상하거나 하지 않아 늘 보관하기 편리하다. 자동차 트렁크 같은 곳에 미리 실어두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 루어낚시는 가짜 미끼를 진짜 미끼처럼 보여서 물고기를 낚는 것이라 앉아서 할 수가 없다. 대부분 서서 분주히 낚시대를 움직여야 하는 운동에 가깝다. 그래서 저수지에서 붕어 잡는 분들처럼 가만히 기다리지 않는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어두워지면 루어낚시는 하기가 어렵다. 역시 분주히 루어와 낚시대를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어두어지면 잘 보이지 않아 할 수가 없다. 바다에서도 루어낚시를 하기는 하지만 루어낚시는 민물에서 하는 것이 더 유행이다.

루어낚시를 한다면, 여자사람들이 싫어하는 낚시의 나쁜 점들은 많이 보완이 되는 셈이다. 그런데, 아주 숙련되기 전에는 잘 잡히지 않아서 그 재미를 맛보기가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좋은 아빠 되려고 너무 서둘러서 아들 녀석에게 루어낚시를 가르치려고 했던 것 같다. 재미를 못 느끼다 보니, 아예 같이 하기를 꺼려한다. 힘도 달리고 잘 잡히지도 않는 어린 나이에 시작한 모양이다. 그냥 나쁘지만 않으면 되는 것이었는데, 공연히 조바심을 낸 모양이다.

 

출처 : http://bomb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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